병인론

 

사람이 병에 걸리면 그 병에 따른 증상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그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동일한 질환일 지라도 증상이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치료방법 또한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병인이라고 하고, 그 원인들을 연구하는 것을 병인론이라 한다.


 한의학적 질병원인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보게 되는데, 온도, 습도와 같은 날씨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일어나는 외인’, 희노애락과 같은 감정이 조절이 되지 않거나 지속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일어나는 내인’, 그리고 넘어지거나 다쳐서 생기는 내외불인으로 나누게 되는데, 이 분류 방법은 송 대의 명의 진무택에 의해 처음 언급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임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경우, 겨울철 차가운 날씨에 얇은 옷을 입고 외출하였다 찬 기운에 노출되어 감기에 걸리는 경우와 같이 딱 떨어지게 외인에 의한 경우는 치료와 처방이 쉽다.






임상에서 만나는 원인들은 내인과 외인이 섞여 나타난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경우, 며칠 회사일로 잠을 자지 못하고 긴장 속에 지내면서 스트레스로 인한 내인이 쌓여 있다가 일을 마치고 긴장이 풀리면서 과도한 음주 후 집에서 덥다고, 한겨울에 창문을 열어 놓고 자다가 감기에 걸리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대부분이다

외인만 보고 감기를 치료하게 되면 증상의 호전이 있기는 하는데, 완전히 낫지 않고 불편함이 남아 있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면, 감기증상인 몸살이나 두통, 근육통은 없어지고, 불편함이 없으나, 간혹 찬바람에 살이 따가운 느낌과 몸이 무겁고, 힘을 쓸 수 없는 무기력감이 있다거나, 약하게 맑은 콧물이 조금씩 나오는데, 낫지 않은 현상이 보름, 한 달씩 지속될 수 있다.

이런 경우 환자분도 치료의 개운함이 없고, 치료한 한의사도 뭔가 찝찝함이 남게 되는데, 이런 경우가 내인외인이 겹쳐 있는 경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면, 갑자기 생긴 외인을 먼저 치료한 뒤, 체력을 보강한다거나, 기운을 순환시키는 치료를 통해, 기운이 울체된 내인을 제거해 주어야 완전한 건강체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외인을 먼저 제거후 내인 제거

 환자분에 몸 상태를 설명해주고, 섭생에 신경을 써주셔야 치료가 빨리 된다는 이해를 시켜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단순히 감기라 생각하고 소홀히 조치를 하게 되면 감기가 몇 달째 계속 이어져요라는 말을 의사 앞에서 하게 되는 사태가 생기게 되며, 질병을 오래가도록 만드는 배후조종자인 내인의 실체를 알지 못하게 되면 만성질환인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발전하여 고생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옆 동료와 같은 시기에 감기에 걸렸다 하더라도 각자가 낫는 시기가 다르거나 진행의 형태가 다른 이유가 비록 동일한 외인인 한기에 노출 되었다 하더라도 빨리 낫는 사람의 경우 내인의 요소가 없고 오장이 균형이 잡힌 상태라면 요새 사람들이 말하는 면역력이 좋은 경우이고, 잘 낫지 않고 몇 주를 지속되며, 좀 좋아지는 듯 하다 날씨가 차가워진다거나 잠을 못자고 몸이 피로한 느낌이 들면 여지없이 다시 심해지는 상태라면 한기에 노출된 상태만을 생각하지 말고 몸 스스로가 회복하고자하는 면역력의 발목을 잡는 내인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소아의 병인

어린이들의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이 생기는데 찾아오시는 부모님들의 하소연의 상당 부분이 우리 아이는 일 년 내내 감기를 해요라는 말이다.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어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면역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감기에 쉽게 노출 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의 경우라면 일 년5~6회 정도의 감기를 할 수 밖에 없으나 대부분이 일주일 정도면 낫는 상태이고 길어도 이 주일을 넘지 않는다. 그런 감기를 일 년 내내 한다면, 물론 일 년 내내 감기를 하기야 하겠는가, 감기의 증상이 나을 만 하면 다시 나타나고 나았다고 생각하고 좀 지나다보다 나타나는 현상 때문이겠지만 이런 경우에도 외인한기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으로 보아야 하겠다.


 소아 내인의 중요성


그럼 어린아이들이 감정조절이 안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게 뭐가 있다고 내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감정 상태를 그대로 받지 때문에 부모의 감정이 불안정하다거나, 잦은 다툼, 화를 많이 내는 가정이라면 아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어린아이들의 경우 이런 정신적 스트레스를 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날 때쯤이면 심각한 이상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하여야 한다. 만약 가정이 화목하고, 아이에 대한 학습이나 기타 스트레스도 없는 경우라면, 거의 대부분이 적절치 못한 음식에 의한 오장의 불균형이 원인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스트레스의 구분법


우리는 스트레스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트레스도 더 자세히 나누면 종류가 몇 가지가 된다.

육체적 스트레스 - 외인

일단 육체적 스트레스의 경우 추운 날씨에 얇은 옷을 입고 밖에 세워 두어 한기에 노출 시키거나 한여름 두꺼운 옷을 입혀 더위에 노출 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 좋은 예이다. 이런 경우라면 한의학에서 말하는 외인에 해당되는 경우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스 -내인

 그다음 희노우사비공경과 같은 칠정의 조절이상으로 생기는 경우인데 지속적인 긴장감이나 공포감의 조성은 우리의 심신을 손상시켜 몸을 망가뜨리게 되며 이런 경우라면 앞에서 언급한 내인에 해당하겠다.

 

화학적 스트레스-음식

그 다음이 화학적 스트레스인데 섭취하는 음식의 이상으로 생기는 경우이다.

몸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항상 필요한 영양분과 상황에 맞는 음식물들이 제때 공급이 되어야 하는데, 적절한 음식이 공급되지 않으면 우리의 몸은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그 상태가 지속되게 되면 병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요즈음 인스턴트식품을 통하여 화학조미료가 몸에 계속 들어온다거나, 고칼로리 음식이기는 하나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부족한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몸의 최상의 컨디션이 될 수 없고, 남겨진 열량에 의해 지방이 비축되어 비만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런 몸의 상태는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고, 외부에서 보기에는 체격이 튼실하고 듬직해 보이지만 질병에 대처하는 능력은 떨어져 가벼운 감기에도 회복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사실 어린이 비염의 대부분의 경우에도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비염인 어린이 환자를 진찰 할때도 상태가 좋다고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것이 아무리 약을 주고 적절한 치료를 하여도 집에서 아이스크림이나 햄버거, 콜라를 즐겨 먹는 다는 낫는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게 된다.


 결론

과적으로 우리가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질병으로부터 해방되길 원한다면 병의 원인이 되는 외인내인으로부터 우리 몸을 잘 보호하는 것이다.

내가 생활하는 환경이 내몸을 자극하지 않도록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옷을 잘 챙겨 입어 더위와 추위, 바람과 습도로부터 내 몸을 잘 보호하는 것과 정신적인 감정의 조절과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운동, 명상, 상담을 통해 몸관리를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신경 쓰고 관리한다면 무방비로 있는 것보다 좀 더 좋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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