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향취의 예방과 치료: 후각신경 기능이상
후각은 비록 시각이나 청각에 비해 비중이 작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인간의 무의식과 감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감각입니다. 그러므로 후각을 잃게 되는 무후각증, 즉 ‘불문향취’는 냄새를 맡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며, 이는 삶의 질에 크게 떨어뜨리게 됩니다. 후각의 기능이상은 단순히 냄새를 맡지 못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미각에 영향을 미쳐 음식의 맛을 잘못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래된 후각이상은 우리들의 감성을 메마르게 만드는 역할을 하여 감정이 우울해지는 상태에 이르기도 하기 때문에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후각기능의 이상
코로나가 극성이던 시기에 코로나 후유증중 가장 흔한 것이 후각의 기능 이상이었습니다. 후각 신경의 이상이 생기면 냄새를 맡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데, 이때 전혀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경우를 무후각증 즉 불문향취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심각한 후각기능의 이상이거나, 후각신경이 죽어서 제기능을 못하는 상태로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냄새를 맡기는 하는데 늘 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혀 못맡다가도 순간적으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상태가 있습니다. 또 냄새를 맡는데, 기능이 많이 떨어져 가까히 가야 맡을 수 있는 경우와 커피나 된장과 같은 특정 냄새만 맡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경우를 후각기능이상이라고 하며, 후각신경이 죽지는 않았으나,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로 생각하면 됩니다.
후각기능 이상의 예후
후각기능 이상을 치료해보면 치료가 만만치 않습니다. 흔히 감기이후에 잘 나타나는데, 증상이 나타나고 일주일에서 이주일 안에 후각기능이 돌아오면 괜찮아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후각기능이 돌아오는 기미가 안보이면 도리어 무후각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을 복용하여 코안 염증을 가라앉히는 경우 좋아질 수 있으나 약을 쓸때만 좋아지거나 개선의 반응이 없으면 돌아오지 않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치료를 하면서 냄새를 맡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강하게 맡아지는 경우가 많아진다면 점점 좋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런 증상의 개선이 점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보다, 무시로 좋아졌다 어느순간 냄새를 맡지 못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예후를 짐작하기가 어려운 질환중 하나입니다.
무후각증의 원인
무후각증은 크게 세 가지 원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호흡성 무후각증: 비염, 폴립, 부비동염 등의 비강 문제로 인해 호흡의 통로가 막혀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비강 내 염증이나 점막의 부종을 해소하면 후각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진성 무후각증: 사골동염으로 인해 후구 내 후세포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되었을 때 발생합니다. 이는 후각 수용체 자체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로, 치료가 어렵습니다.
중추성 무후각증: 뇌의 손상이나 두개내 종양, 사고로 인해 대뇌 피질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무후각증입니다. 이 경우에는 중추 신경계의 문제로, 신경 치료가 필요합니다.
동의보감에서 보는 불문향취와 치료
《동의보감》에서는 무후각증을 '불문향취(不聞香臭)'라고 표현하며, 주로 비강의 문제와 후각의 신경 문제를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 언급한 주요 처방과 약재는 다음과 같습니다:
백지(白芷): 백지는 동의보감에서 코와 관련된 질환에 많이 쓰이는 약재로, 특히 비강의 염증과 코막힘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백지는 콧속의 습열을 제거하고, 코를 뚫어주는 효과가 있어 무후각증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세신(細辛): 세신은 비강의 막힌 기운을 소통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냄새를 느끼지 못할 때 코를 통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세신을 이용한 증상 치료는 코의 염증을 줄이고, 후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창이자탕(蒼耳子湯): 동의보감에서는 창이자탕을 코의 염증을 줄이고 후각을 회복하는 데 사용하는 처방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창이자, 백지, 세신 등의 약재를 조합한 이 처방은 비강의 염증과 막힘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불문향취의 예방과 치료
비강 건강 관리: 비염이나 부비동염과 같은 비강 질환을 초기에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 세척이나 증기 흡입을 통해 비강의 점막을 보호하고, 염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빠른 진단과 치료: 무후각증의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빠르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감기나 부비동염이 오래 지속되면서 후각이 저하될 때는 빠르게 치료를 받는 것이 예후에 좋습니다.
한의학적 접근: 비강의 염증을 줄이고 후각을 회복하기 위해 한약과 침 치료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백지, 세신, 창이자 등을 포함한 한약 처방은 비강 염증을 완화하고 후각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생활 습관 개선: 공기 중의 오염물질, 담배 연기, 지나친 향수 사용 등 후각을 자극하는 요소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여 비강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결론
무후각증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한의학적인 접근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무후각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후각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