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어떤 일을 하는가 ? - 3.

 

 

4. 후각기능

 

 인간의 후각 기능은 다른 감각기능에 비하여 상당히 퇴화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

 

냄새를 맡는 후각수용기는 콧구멍(비강)의 윗부분에 있는 점막에 위치하고 있으며, 흡입한 공기속에 포함된 방향은 물질은 대체로 휘발성이며, 물에 녹는 수용성의 성질을 지니고 있으며, 리포이드(복합지방)에 쉽게 녹는다. 따라서 휘발하여 가스상태로 된 물질이 공기 중에 확산되어 점막에 닿으면, 점막 표면으로 녹아 들어가 후세포를 자극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냄새를 발산하는 강도는 발산 물질의 농도와 후상피 위를 흐르는 속도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며, 후각은 자극이 오랫동안 계속되면 쉽게 순응(adaptation)하여 소실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런 현상을 후각 피로(olfactory fatigue)라고 부른다.

 

우리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순간 바로 배설물의 냄새를 느끼나 조금 있으면 그 냄새를 못느끼는 것이 이런 기전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냄새에 대해서는 다시 반응할 수 있다.

 

각각의 수용체는 특정 냄새를 식별해 낼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우리의 뇌는 각각의 냄새들을 저장해 두었다가 훗날 비슷한 냄새가 나면 저장된 냄새와 매칭작업을 통하여 그 냄새를 구분해 내게 된다. 이런 후각수용체의 수는 약 1,000여 개에 불과하나 실제로 인지하고 기억할 수 있는 냄새는 약 2~4,000가지 정도가 되며 어떻게 많은 냄새들을 식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리적 기초는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후각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정확하며 나이가 들면 역치가 높아져 점점 약한 냄새는 맡기가 힘들어진다. 여자가 좀 더 냄새에 민감한 것은 후각신경이 대뇌 변연계를 거쳐 가게 되는데, 남자보다 여자가 더 변연계가 발달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보라 수 있겠다. 후각이 발달한 개의 경우는 후점막의 넓이가 사람에 비하여 현저하게 넓다고 알려져 있다.

 

그 외 후각을 느끼는 기전은 다양하게 알려져 있는데, 냄새 분자와 수용체 단백질의 형태가 짝이 맞으면서 냄새를 인지한다는 형태이론이 주류이다. 비주류 학설에는 후각세포가 원자의 진동수를 인식하여 냄새를 인지한다는 진동이론 등이 있다.

 

대체적으로 후각의 경우 시각이나 청각과 같은 다른 감각이 덜 발달한 원시 생물들이 더 발달된 형태를 보이며 인간의 경우 직립을 하면서 후각의 중요성이 크게 감소하여 전체 유전자 중 3% 가량에 해당되는 1000여 개의 후각수용체 유전자 중 300여 개의 후각수용체 유전자만이 작용하고 있다.

 

 

냄새 분자가 콧속에 위치한 후상피에 도달하면 그 내부의 후세포로 전달되고, 후세포가 잡은 냄새분자는 전기 신호로 바뀌어 후세포를 통과한 후 후구에 도달한다. 후구에는 각 냄새에 반응하는 후사구체가 준비되어 있는데, 냄새는 종류에 따라 해당되는 후사구체로 들어간다

 

 

최근 들어 후각에 이상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이 늘어 나고 있으며 코로나 19를 겪은 상당수 환자들이 나은 이후에도 후각이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이런 경우 미각의 이상도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상한 걸 먹어도 잘 모르거나 맛있는 걸 먹어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후각의 이상이 미각의 상실을 같이 가져 오는 이유는, 맛은 보통 입에서 느껴지는 미각이 느끼고, 결정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미각이 느끼는 맛의 종류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인 다섯가지의 경우에만 해당되고, 그 음식의 고유의 냄새와 향기, 질감, 요리상태 등이 그 맛을 결정하게 되는데, 후각은 맛의 70~80%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맛을 느낀다는건 미각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 후각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후각을 상실한 사람들의 상당수가 힘들어 하는 것이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경우보다 음식맛을 못느낀다는 괴로움이 더 많은 경우를 볼 수 있다. 임상적으로 경험해 볼 때 후각의 기능이 약화되어 후각과 미각이 떨어 진 경우 치료과정에서 지켜보면 후각은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안 돌아 오는 경우도 있으나 미각의 경우 몇 개월이 지나면서 돌아 오는 경우도 많이 보았서 시간이 지나면서 감각의 적응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5. 공명기능

 

목소리는 폐에서 나온 공기가 성대를 울려 나오는 것인데, 그 떨림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성대를 1초에 무려 100~300회 가까이 진동시켜 발생하는 것이 목소리다. 소리의 높낮이는 성대의 진동수에 의해, 크기는 진폭에 의해 달라진다.

 

남자의 갑상연골은 두 개의 판이 이루는 각도가 90도씨 정도로 좁아서 긴장도가 느슨하고 성대가 길어 저음에 유리한 반면, 여자의 경우는 각도가 120도씨 정도여서 긴장도가 강하고 성대가 짧아 고음발성에 유리하다. 모음은 입모양에 의해 결정되고 자음은 구강이나 혀 등이 관여하여 만들어 내는 복잡한 소리이다.





6. 공기 정화기능

 

(1)비강의 물리적 여과기능

비강의 앞쪽인 비전정에는 수많은 비모(vibrissae)가 존재하는데 이 구조는 점막위에 아주 작은 형태의 빗자루와 같은 털로 이루어져 있어서, 육안으로 구별이 될만한 크기의 이물질은 물리적으로 걸러내기 때문에 여과되어 비강내로 진입하지 못한다.

 

이 구조를 통과한 작은 크기의 이물질들의 경우 비전정내의 비모를 통과한다 하여도 비강내로 진입하면 비점막 표면의 점액에 부착된 후 체외로 배출된다. 이렇게 굵은 먼지는 비모를 라는 거름망에 의해 걸러지게 되고 이보다 작은 먼지는 콧물에 흡착되어 제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약 30 마이크로미터이하의 이물질들 즉 소위 말하는 미세먼지의 경우, 이 여과과정을 통과하여 기관이나 폐에 도달할 수도 있다. 그리고 최근 많이 언급되는 초미세먼지- 담배연기도 해당-의 경우는 이모든 과정을 통과하여 혈액속으로 바로 들어 갈 수도 있다.

 

현재 우리의 인체구조로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여과방법이 없기 때문에 마스크나 방독면 같은 인공적인 구조물에 의한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평소에 이런 장비를 항상 착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는 항상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하여야 한다.

 

(2) 점액섬모수송 mucociliary transport

콧속에도 각종 이물질, 외부의 세균 같은 쓰레기들이 쌓이게 마련인데 이러한 것들을 청소하는 것이 코 점막 속의 점액들이다.

 

점액을 분비하는 점액층은 콧속, 얼굴뼈 속의 빈공간인 부비동, 인두, 고막내에 있는 기관으로 코와 귀를 연결하는 기관인 이관(유스타키오관), 기관지 등에 분포되어 1시간에 2~3회씩 새로운 것을 교환되며 섬모에 의해 계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성분으로는 수분이 주가 되고 염분, 당단백질, 다형핵 단백질, 면역 반응이 생기면 증가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 면역 글로블린, 수명이 다 지난 생체분자를 분해하는 효소를 담고 있는 라이소좀 등이 있다. 특히 부비동은 점막속에 점액을 분비하는 점액선이 빽빽하게 분포되어 지속적으로 맑은 점액을 코 안으로 공급하여 노폐물을 씻어 내린다.

 

 

결론

 

이로써 3회에 걸쳐 우리 코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알아 보았다. 호흡, 온도조절, 습도조절, 후각기능, 공명작용, 공기 정화작용이라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평소 생활할 때 코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관심도 별로 없다

그러다 코가 막힌다거나 콧물이 나면 불편해 하고 짜증을 내게 된다. 매일 아침 일어나 세수하면서 얼굴을 씻고, 화장품을 발라 피부를 보호해준다. 햇살이 많은 날에는 얼굴의 피부가 손상당할까봐 썬크림을 바른다

그렇게 하면서도 일년 중 며칠안되는 영하의 날씨에 마스크를 착용하여 코를 보호해주는 것은 귀찮아하고 건조한 실내공기로 인해 코안이 당기고 조일 때 습도조절해주는 것을 피곤해 한다. 코가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한다면 이정도의 관심과 성의를 받을 권리는 있지 않을까? 얼굴의 피부를 관리하는 것의 10분의 1 만큼만 관심을 가져 준다면 대부분의 콧병은 사라지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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