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이 소개하는 건강차
 

경락이 잘 통하지 않고 나른할 때는 귤피일물탕을 쓴다. 깨끗하게 씻은 귤껍질을 달여 마시는 것이다.

 

차는 탕()과 달리 약재의 종류가 1~3개 정도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탕약처럼 효과는 세지 않으나 가벼운 이상 증세의 경우는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다. [동의보감]에 언급되어 있으며 집에서 간단하게 끓여 마실 수 있는 건강차를 소개한다.

 

(): 파 밑동을 달인 것인데 몸살기가 돌면서 열이 나는 증상에 좋다. 파 냄새에 약 성분이 많으니 냄새가 날아갈 정도로 오래 달이면 안 된다. 설렁탕에 생파를 넣는 것도 같은 이유다.

 

(): 생강차는 속을 따뜻하게 하면서 담이 삭아지게 한다. 담이 자주 결리는 사람은 생강차를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멀미나 구토를 가라앉히고 입덧에도 잘 듣는다. 노인들의 가래 증상에도 효과가 좋다. 공자는 생강이 있어야만 식사를 했다는 기록이 [논어]에 나온다.

 

소엽(蘇葉): 가벼운 감기 기운과 가슴에 맺힌 것을 풀어준다. 소화에도 도움을 주는데 경상도에서는 매운탕을 끓일 때 소엽을 넣기도 한다. 잎의 뒷면이 자주색이면서도 향기가 좋은 것이 상품(上品)이며 차조기 잎이라고도 부른다.

 

소강(蘇薑): 강차와 소엽차를 따로 구분했던 시절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소강차로 통일해서 쓴다. 웬만한 감기 증상은 소강차로 좋아질 수 있다.

 



귤피(橘皮): 귤의 껍질로 만든 차다. 가슴이 답답한 것을 물리칠 경우에는 주황 껍질 속에 있는 흰 부분을 제거한 후 차를 끓인다. 반면 비와 위의 기능을 좋게 할 경우에는 흰 부분을 그대로 두고 차를 끓인다.

 

삼귤(蔘橘): 인삼과 귤피를 같이 넣고 끓인 차. 기운이 없는 사람의 가슴이 답답할 때 쓴다.

 

상지(桑枝): 뽕나무 가지로 만든 차다. 이른 봄 잎이 돋지 않은 가지를 베어내서 볶아 물에 달여 마셔야 효과가 있다. 어깨나 관절 부위가 아플 때 좋다. 내리는 기운이 강해 기침이나 상기(上氣, 기가 위로 몰림) 증상을 좋게 하며 소변이 시원하게 나가도록 한다.

 

국화(菊花): 국화는 늦게까지 꽃이 핀다. 그중 늦가을에 서리를 맞고 꽃이 핀 국화를 상품으로 여긴다. 국화차는 머리와 눈을 시원하게 하며 두통과 어지럼증을 다스린다.

 

기국(杞菊): 나이 든 사람이 국화차를 써야 할 경우에는 구기자를 함께 넣은 기국차를 쓴다. 구기자는 간()과 신()의 기능을 좋게하는 대표적인 약재다. 우암 송시열은 이 구기자와 국화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그의 거처를 기국정(杞菊亭)이라고 이름 지었다. 나이 83세에 사약을 받고 숨을 거두는데 1잔으로 죽지 않아 3잔을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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