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이면 심해지는 비강건조증

 

코가 좋지 않은 분들은 환절기에 불편함이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중 봄과 가을 환절기 철이 되면 신경통 환자분들 비오는 날 예감하듯, 코끝이 간질간질하며 콧물이 살살 증가하고 목소리가 조금씩 변하는 비염의 전조증상을 느끼게 된다.

 

봄 알레르기의 경우, 알레르기가 있어 코가 민감한 사람들은 입춘 전후인 24일쯤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 가을철의 경우라면 아직 더위가 가시지도 않은 광복절, 815일 전후로 코에 자꾸 손이 가거나 재채기를 하고 눈 주변이 가려운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는 본격적인 불편함보다 뭔가 다른 미묘한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게 되는데, 이런 반응들이 2~3주 정도 지나면서 본격적인 알레르기 비염증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인 콧물, 코막힘, 재채기와 같은 전형적인 증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가을철 환절기를 맞은 비염 환자분들이 불편해하는 코안의 건조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비강건조증이란?

비강건조증이라고 하는 이 증상은 경우에 따라 비염증상인 코막힘이나 재채기와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있고, 코안이 건조한 증상으로 불편하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콧물이 주르륵 나오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코피가 자주 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이 비강건조증의 경우에는 주로 가을철에서 겨울철까지 많이 불편함을 보이는데,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공기가 건조해지는 현상과 실내 온도를 올리면서 습도가 부족해지는 외부환경의 변화와 우리 몸 자체도 수분이 부족해져 건조해지는 상태가 겹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또한 식생활도 영양이 공급이 왕성하고 볶고 튀기는 음식과 같이 화기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서 더 심해지게 된다.

 

실제 한의원을 방문하는 부모님들의 말들은 밤에 잘 때 코가 막혀서 답답해하고, 잠도 깊이 못자면서 수시로 코를 계속 비빕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코앞에 딱딱한 코딱지들이 생겨나 생리식염수를 넣어서 마른 코를 불려 빼내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는 불편함을 이야기 한다.

 

이렇게 코안이 건조한 상태가 되면 본인도 모르게 손이 자꾸 코를 만지게 되고, 자는 동안 코를 후벼 아침에 일어나면 코피가 묻어 있는 경우도 많이 생기며, 코딱지가 생겨나게 된다. 코안이 마르고 건조한 느낌이 마치 겨울철 세수를 하고 크림이나 로션을 바르지 않을 때 당기는 그런 느낌을 코안에서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코는 왜 건조해지는 것일까?

 

한의학적으로 볼 때 우리의 인체는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진액(한방에서의 생리적인 체액을 총칭하여 이르는 말)이 필요하다. 진액이라는 용어는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생리적인 물질을 말하는데, , , 눈물과 같은 다양한 액체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면 눈에서는 항상 눈물이 분비되어, 외부와의 접촉을 통해 만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콧속의 점막은 콧물을 일정하게 분비하는데, 정상적인 어른의 경우 하루 분비되는 콧물의 양이 1~1.5L 정도가 된다고 한다. 이렇게 분비되는 콧물들은 코안으로 들어오는 건조한 공기를 촉촉하게 만들어 기관지로 보내기 때문에 폐와 기관지가 자극을 덜받고 제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콧물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세균들을 점막에서 흡착하여 살균하는 기능도 수행하기 때문에 코를 보호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그리고 코안의 습도를 잘 유지시켜 주어 점막이 붓거나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그런데 코안이 건조해진다는 것은 이런 콧물의 분비기능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거나, 콧물의 분비가 이루어지더라고 건조한 환경에 의해 계속 증발되어 코안의 습도가 부족해진 상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강건조증의 원인을 보면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건조한 환경으로 인하여 습도조절이 되지 않는 것이다. 주로 가을이나 겨울철에 해당되는데, 이 시기에는 공기가 건조해지게 되고 대기 중에 습도도 낮아진다. 특히 겨울철에는 건조하면서도 차가운 공기가 만들어 지는데 호흡기에는 건조한 공기에 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용광로와 같은 특수한 환경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도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두 번째는 몸 안의 문제인데,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체액의 순환과 생성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코안쪽 뿐만 아니라, 몸 전체의 피부도 건조해지고 각질이 쉽게 생기는 경향을 보이며, 입도 잘 마르면서 입 냄새도 나게 된다. 주로 몸 전체를 보면 마른 체형의 검은 피부인 분들의 경우가 많기도 하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만나는 경우라면 이 두 가지 원인이 겹쳐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몸에 열도 많고 수분도 부족한 분인데 평소에는 무난하게 생활하시다가 건조함이 심해지는 계절에 증상이 악화되면서 불편함을 느껴 오시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젊은 시절에는 혈액순환이 잘되어 견딜만했는데 중년이 되면서 말초에 순환기능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심해져 오는 경우가 많다.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대부분이 열이 많은 상태에서 고기나 튀긴 음식을 많이 먹고 습도가 부족한 환경에서 주로 생활해 코피가 잘나고 코막힘이 심해져 오는 경우가 많다.

 





비강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생활환경

생활환경의 변화도 비강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중 하나인데, 건조한 계절이 환경적 영향의 주원인이기는 하나 요즈음 우리가 주로 거주하는 주택이나 아파트가 시멘트로 지어져서 습도조절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

 

특히 1970년대 석유파동이후 건물을 지을 때 열에너지 손실을 막기 위한 설계를 위주로 건물이 지어져서 창문이 줄어들고 인위적인 냉난방 설비를 갖춘 공간속에 우리들이 생활하면서 덥고 추운 온도 조절에는 세심한 고려를 하였으나 습도조절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였던 것이 호흡기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가 주로 사는 아파트의 경우 겨울철 난방을 하게 되면 실내에 가습기를 틀거나 인공연못을 만들거나 어항과 같은 것을 두어 습도조절을 인위적으로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코안이 건조하여 따갑거나, 코피가 잘 나게 되고, 호흡기가 건조하여 잘 나타나는 마른기침을 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옛날 한옥집이나 초가집을 생각해보면 벽을 황토로 만들었고 문풍지가 한지로 되어 있어, 벽의 황토나 문풍기가 습기를 머금고 있다가 건조할 때 뱉어내는 천연 가습기의 역할을 해주었다. 이런 전통가옥에서의 습도조절 작용을 현대적 주택에서는 시멘트와 유리창이 못해주고 있기 때문에 습도를 조절해줄 수 있는 가습기나 실내연못, 실내식물을 통해서 그 역할을 분담시킬 수밖에 없다.

 

 비강건조증의 치료방법

이런 코안 건조증은 코 안의 점막이 약하게 부은 상대로 답답함을 느끼는 정도이거나 단순한 건조증 정도라면 안연고나 자운고와 같은 한방연고제를 코앞에 살짝 발라 주는 것과 생리식염수로 코의 딱지 등을 빼내어 주고 가습기를 사용하여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비강건조증이 만성적인 상태이며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이비인후과 치료를 통한 만족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서양의학에서 볼 때 소염제를 쓸 정도의 염증까지는 아니고, 세균감염이 심할 정도도 아니어서 항생제 처방도 애매하고, 알레르기도 아니어서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해도 별로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의사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해도 확연하게 좋아지지 않는다. 진료한 의사는 그렇게 심하지 않다고 하는데, 본인은 불편하고, 약을 복용해도 진전이 별로 없고, 그래서 한의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한방치료에서 유효하게 효과를 볼 수 있는데, 한의학적 치료방법은 왜 건조해지는 가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된다. 코안쪽 점막이 콧물을 잘 만드는 기능이 떨어져 생긴 것인지, 아니면 말초까지 열이 채여 못 빠지고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점막이 너무 민감하여 콧물을 저장하지 못하고, 작은 자극에도 자꾸 흘러내려 버리는지를 구분하여 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 이런 경우라면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외부환경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치료와 환경 개선을 동시에 해주는 것이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치료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기본적인 원칙은 콧속을 깨끗이 하고, 저하된 점막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있기 때문에 우선 생리식염수를 체온 정도로 데워서 12~3회 코를 세척하여 분비물들을 제거한 뒤, 한약연고제를 발라주는데, 점막을 진정시키는 효과와 보습을 통해 코의 건조함을 덜어준다.

 

그리고 오장육부의 불균형을 회복시키거나, 속열이 있는 경우( 구체적으로 폐의 열이 항성해서 생기거나, 신음 부족으로 인한 허화가 상승한 경우 등이 있다), 폐음이 부족한 경우, 내분비 장애가 나타나는 갱년기 여성의 경우 등으로 나누어 처방을 달리한다.

 

간단한 치료원리를 설명하면, 우리의 몸을 음양으로 나누어 볼 때 상대적으로 음이 부족하여 화의 기운이 치성해 건조함을 유발하므로 음(구체적으로 몸의 진액 등을 포함하는 것임)을 보해 줌으로써 화의 치성도 막고 촉촉함을 보태어 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리고 건조함을 유발하는 음식도 줄이는 것이 필요한데, 양기를 돋우는 육류나 인스턴트 등은 가급적 자제하고 인체의 음기를 돋우는 다양한 야채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맵고 짠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고 주로 담담한 음식을 주로 먹는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라면 균형 잡힌 자연식단은 코에도 도움이 되지만 성장과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인한 비강건조증에 좋은 환경 만들기

 

가을은 일 년 중 가장 건조한 기운을 가진 때이므로 조금 더 수분공급에 신경써주어야 할 시기다. 그리고 환절기의 일교차가 심한 날씨의 경우라면, 비염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환경변화에 보다 민감해지기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내생활을 주로하는 경우라면 실내식물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데, 실내 식물은 공기정화와 습도조절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기정화 효과가 큰 식물은 대체로 잎이 두껍 거나 많으며 늘 푸른 관엽식물로, 산세베리아, 관음죽, 벤자민, 야자나무, 고무나무, 스파티 필럼 등이 있으며, 실내 면적의 10% 정도를 두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식물 가운데 꽃이 피는 식물은 꽃가루 독성 때문에 집안에 두기에 적합하지 않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집안 공기를 정화하는데 숯도 도움이 된다. 숯은 살충, 방부, 정화, 탈취, 습도조절효과가 있다. 숯의 이런 작용은 무수히 많은 구멍에서 비롯되는데 숯 1g에 있는 작은 구멍은 모두 펼치면 약 8~9평이 될 만큼 넓으며 이 구멍이 유해 물질을 빨아들이고 정화하는 일을 한다. 한 평당 1Kg 정도의 숯을 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환기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20~30분 간 전체 환기를 하는 것이 좋은데, 대기는 대개 밤 9시 이후 가라앉고 아침 10시 이후에 상층으로 떠오르게 되며, 오염물질이 가라앉는 시간대를 피해 아침 10시 이후, 오후 9시 이전에 집안의 문을 열어 전체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결론

 

지금까지 비강건조증의 원인, 예방,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한방에서 코는 정기의 통로이며 인체의 중심으로 본다. 코의 원활한 호흡은 두뇌의 건강한 활동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호흡의 기초이므로 코의 건강함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좀 더 세심한 균형 잡힌 식사와 환경의 조성으로 체질적인 단점을 보완하여 비강건조증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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