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을 한의원에서 치료하면 완치가 되나??

 

비염 환자 진료할 때 주의할 점

 

비염 치료를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 중에 양약을 먹으며, 그때그때 치료밖에는 되지 않아요. 좀 지나면 재발이 되고, 그래서 근본적으로 치료하려고 한의원 왔습니다라는 내용이다. 또한 한약을 복용하여 면역력을 올리면 비염이 치료되잖아요.’라는 말도 자주 듣는 말이다.

 

주로 아이를 데리고 오는 보호자들이 하는 말이지만, 이런 말을 듣게 되면, ‘진짜로 그런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틀린 말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떤 한의학적 기전에서 그러한 작용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을 한의사로서 고민해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한의학적 관점에서 명확하게 이해된다면 환자를 치료하는데 좀 더 자신감 있게 응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우리는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가? 혹시 막연하게, 두루뭉술하게, ‘뭐 오장의 불균형을 잡아주니까’, ‘폐가 약한 것을 보해주니까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을까?’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환자들과 뭔가 다를까?’ 하는 고민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우호적인 말을 듣게 되면 반가운 얼굴로 당연하지요. 우리 것이 좋은 것이지요하면 맞장구를 쳐야 점방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진짜 한의원에서 치료하면 비염이 근본적으로 치료가 되는가?? 면역력이 올라가는가? 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보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써본다.

 

그리 심각한 주제는 아니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생각이 좀 정리가 되면, 환자들과 대면하여 진료할 때 더 정확하며, 확고한 한의사로서의 의견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이 질문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은데, 100% 동의하기에는 몇 가지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으므로 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어떤 것이 맞고 어떤 것이 틀린 것일까??

 

 

일단 한의사 생활을 하면서 겪은 내 경험에 기반한 것이라 각자 한의사마다의 역량의 차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나는 한의사로서 화타나 허준의 재능을 가졌다고 생각되지는 않고, 그냥 평균 한의사 정도의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한의사로서의 재능은 평균 이하라고 생각이 들지만, 그래서인지 졸업 후 온갖 세미나를 기웃거리며 공부했던 것도 있고, 이젠 한의사로서 환자를 본 세월도 30년이 넘어가니, 짬밥 값이라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보수적으로 보아도 하루 평균 30명 정도의 환자를, 한 해에 200일 정도 진료했다고 보고, 비염 치료만 20년 정도 했으니 대충 120,000정도 비염 환자를 보았다고 생각하고 그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해 보자고 한다.

 





 

일단 앞의 말을 분석해서 이야기해 보자면

1. 양약은 그때그때 치료밖에는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한약은 그 이상의 치료 효과를 내는가?

2. 그럼, 양약 치료를 했을 때의 재발률과 한약 치료를 했을 때 재발률의 차이는 있는가?

3. 한의원에서 치료하면 비염의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나?

4. 한약은 면역력을 올려주나? 만약 올려준다면 비염 치료와 재발을 방지할 정도의 효과를 발휘하는가?

 

아직 한의원을 방문하는 환자분 중 일부는 뭔가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다. 한번 치료로 10년 묵은 비염이 확 나아 버리는 환상을 꿈꾸고 찾아오는 경우가 제법 있다. 특히 광고를 보고 오는 경우나, 치료받은 누군가의 소개를 받고 오는 경우, 이렇게 뻥 튀긴 꿈을 안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환자를 만나면 답답하고 겁이 나기도 한다. 이 기대를 어떻게 채워줘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 기억에는 그렇게 숨도 못 쉬고 죽어가는 사람의 숨통을 틔워준 기억이 없는데, 그것도 한방에.

 

그래서 이렇게 기대를 품고 오는 환자를 대상으로 냉정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줄 수밖에 없다. 당신이 불편했던 시간만큼, 신경 쓰고 관리해야 하며, 생활 속 절제가 필요하고, 치료를 위해 상당한 금액의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렇게 시간과 비용과 생활 속 절제를 하지 않아서 지금도 그렇게 비염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가 옆길로 빠지는 것 같아서

 

위에서 언급된 문제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과 환자의 보호자에서 이야기 해주는 내용을 이제 적어보고자 한다. 지극히 내 개인적인 견해이니 참고하시고 비염 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하시는데, 활용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1. 양약은 그때그때 치료밖에는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한약은 그 이상의 치료 효과를 내는가?

 

양약은 그때그때 치료되는 것이 맞다. 정말 단순하고 정확하다. 세균이 있으면 항생제, 염증이 있으면 소염제, 알레르기가 있으면 항히스타민제. 그 상황이 맞으면 효과가 강력하지만, 그 이외의 상황에서는 거의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한약도 치료하면 그때그때 효과가 나오는 것은 같다. 진단하고 접근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약이라고 무조건 좋고 근본적인 치료가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감기나 외감의 증상을 보이면 온 경우, 주로 구미강활탕, 갈근탕, 패독산 등을 처방하면, 딱 감기나 목표한 외감증만 좋아진다. 3~4일 복용하다 증상이 덜해서 약 안 먹고, 돌아다니면서 찬바람 맞고 무리하면 다시 감기에 걸릴 수밖에 없다.

 

한의사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겠지만, 환자들은 비싼 한약 먹었는데, 다시 감기에 걸린다고 투덜거린다. 환자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의사는 억울하겠지만.

그러므로 환자들에게 명확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근본적인 치료가 하고 싶다면 충분한 시간 동안 약을 먹고, 치료를 받아야 하며, 본인도 성실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야 한다.

 

물론 양약과 한약의 치료에 있어 각자가 가지는 특징은 분명히 있다. 양약의 경우, 강력한 약효와 증상 해소라는 부분이 강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염증이나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활용한 알레르기 반응에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약도 급성기에는 양약 못지않은 즉각적인 효과가 발휘되고 증상의 경감이 이루어진다. 한약이라고 결코 늦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작용하는 기전의 차이가 있어 양약은 염증의 근본적인 원인보다 살균, 소염의 작용이 강하여, 약이 중단되었을 때 다시 재발의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그러므로 같은 약의 투약을 반복하는 느낌이 있다고 생각된다.

 

한약의 경우, 대충 처방했을 경우, 증상의 개선이 있기는 하나, 양약의 효과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느낌이 있고, 발병 원인- 한열허실-이 잘 맞지 않으면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내 경험상, 양약으로 잘 낫는 경우는 한방치료로도 잘 낫는다. 양약으로 잘 낫지 않을 때는 한약으로도 쉽게 낫지 않는다. 단 소염,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 명확한 상황에 있어서는 양약이 좀 더 강점을 보이는 것 같고, 만성화된 형태나, 염증도 아닌 것이, 알레르기도 심하지 않은 것이,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애매한 이런 영역의 비염 상태는 한약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보면 된다.

 

 

 

단지 양약의 경우 불편한 증상이 없어지고 난 이후 해줄 것이 거의 없다, 싱귤레어와 같은 약을 알레르기 예방약이라고 계속 먹게 하는데, 딱히 효과가 있는 거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조직의 혈액순환과 호흡기를 튼튼하게 만드는 치료 계획은 한의학적 관점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고, 확실히 재발의 빈도를 떨어뜨려 줄 수는 있다.

 

결과적으로 같은 시간의 치료나, 증상만 없어진 상태로 치료를 중지하면 재발하는 빈도는 양약이나 한약이 비슷한 것 같다. 그렇다면 한의학적 치료의 비용이 훨씬 많이 드니, 양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때 잘 나가던 비염 특화 한의원에 최근까지 침체기를 겪은 것은 이런 상대적 비용지출이 높은 한의학적 치료가 부담스러웠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다행히 작년부터 알레르기 비염의 첩약 의료 보험 적용이 실시되어 최근 다시 환자들이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생각이 된다.

 

 

그러므로 양약보다 조직을 회복시키는 처방이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좀 더 길게 치료 기간을 잡는 것이 좋다. 대충 10일이나 이 주 정도의 한약 처방은 호흡기의 회복을 이루기에는 좀 짧은 것 같다. 한 달 이상의 기간이 있어야 그나마 호흡기의 보강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이 되며, 한의학적 치료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생각이 된다. 특히 유치원 이하 어린이들의 경우는, 비염 치료 후 호흡기나 소화기를 보강해 주는 것을 치료 계획에 포함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치료를 진행한다면 양약 치료보다 분명한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2. 그러면 양약 치료를 했을 때의 재발률과 한약 치료를 했을 때 재발률의 차이는 있는가?

 

앞의 이야기와 중복되는 것 같은데, 충분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재발률에 있어서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코비에서 비염 치료를 하는 경우, 보통 3개월 정도 한약의 복용하고 외치를 같이하게 되며, 증상이 심하거나, 자주 재발이 잘 되는 경우는 6개월 정도 약을 먹기도 한다. 이렇게 집중 치료가 끝나고 나면 불편한 증상이 생기면 방문하라고 하는데, 대체로 봄이나 가을, 환절기와 같이 계절이 되면 한 번씩 방문하게 된다.

 

정확한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으나, 대충 이렇게 집중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3~4년 정도는 거의 내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3~4년 정도 지나면 한 번씩 방문하게 된다. 그동안을 어떻게 지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견딜만해서 오지 않았다고 한다. 완전히 증상이 없었던 경우도 있고, 간혹 증상이 나타나기는 하는데, 병원이나 한의원을 방문할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지내다 보면 증상이 없어졌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이보다 좀 더 빠른 1~2년 정도만의 오는 경우도 있는데, 어머니들의 공통적인 이야기가 그래도 치료 후 소아과 약을 거의 먹지 않았거나, 약을 먹어도 훨씬 적게 먹었다고 한다.’ 확실히 감기에 걸리는 빈도가 줄어들었고, 감기에 걸리더라도 빨리 회복되고, 폐렴이나 중이염, 축농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는 한다.

 

유아원이나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증상을 완전하게 없애기가 어렵다. 일단 아이들이 어려, 호흡기가 약하고, 비강 점막이 약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 변화에 쉽게 탈이 난다.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경우, 거의 온전하기가 힘들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도 한방치료를 받고 나면 확실히 증상이 덜하고, 소아과를 가거나, 약을 먹는 빈도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감기에 걸려도 훨씬 증상이 대수롭지 않게 나타났다고 한다.

 

초등학교 3~4학년 이상이 되면 확실히 증상이 개선이 일어나고, 거의 절반 정도의 비율로 비염 증상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시기가 아이들의 신체 발달과 면역력의 향상이 확연하기 일어나는 시기로 보면 될 거 같다.

 

중학교 이상의 학생들은 약효가 잘 먹히고, 치료도 잘 되는 경향을 보이나, 간혹 고질적인 중이병으로 인해 잘 나을 수 있는 것 같은데, 치료에 집중하지 않고 소홀하여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겨난다.

 

 




 

3. 한의원에서 치료하면 비염의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나?

 

이 부분의 질문에 대답을 잘해야 할 것 같다. 일단 환자분들이 원하는 답이란 근본적 치료가 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일단 어느 정도 상태가 근본적인 치료인가 하는 경계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 질문에 대해 나는 일단 잘 모르겠다라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음 자신 있게 치료를 잘 따라오시면 확실히 당신이 불편해하는 증상이 덜해지고, 생활이 편해지게는 됩니다라고 말해준다.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약하기는 한 거 같은데, 코라는 기관이 외부의 공기가 들어오는 곳이고, 평생을 숨을 쉬며 공기가 드나드는 곳인데, 아무리 잘 치료해도, 그 사람이 사는 환경이나 생활방식에 의해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치료된 상태를 관리하면 평생 비염으로 인한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는 있다,’라고 설명해 준다.

 

실제 20년을 경험하면서, 속으로 진짜 치료가 잘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불과 한 달도 안 되어 망가져 오는 경우도 있었고, 치료가 끝났음에도 내가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꾸준히 관리하여 치료 후에도 점점 더 좋아지는 경우도 보았다.

그러므로 근본적인 치료의 문제는 환자와 의사의 치료 이외의 변수가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딱히 단정 지어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 같다.

 

 

4. 한약은 면역력을 올려주나? 만약 올려준다면 비염 치료와 재발을 방지할 정도의 효과를 발휘하는가?

 

면역력을 측정하는 객관적 기준이 뭔지를 잘 모르겠어, 한약이 면역력을 올려준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없다. 그러나 일정 기간 한약을 복용한 환자들이 확실히 감기에 덜 걸리고, 걸 리더라도 빨리 회복되는 현상들은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이 부분은 비염 치료를 장기적으로 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또한 비염 치료 중에 아이들의 성장도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을 본다면 한약이 비염 치료 외에 몸에 도움이 되는 부수적인 효과를 올리는 것은 맞은 것 같다.

 

 

뭔가 길게 이야기했지만 읽고 나면 동료 한의사분들도 대충 다 비슷하게 공감하실 것 같다. 그렇지만 이렇게 글로 써보는 것은, 막연하기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느끼는 인식들이 다른 동료 한의사도 같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이고, 만약 공감한다면 환자를 진료할 때 좀 더 지도하는 데 활용하시면 될 것이다.

 

이상 비염 환자를 경험하면서 느꼈던 내용을 적어보았습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