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

 

코의 중요한 역할중 하나가 냄새를 맡는 것이다


그런데 이 냄새란 것은 철저히 기억에 의존하는 감각이다. 공기를 타고 들어온 방향성 물질이 후각신경을 자극하게 되고 이 자극은 대뇌 후두부에 위치한 후각영역에서 과거 기억하고 저장시켜둔 자료중 동일한 후각감각을 끄집어 내 비교분석후 그 냄새가 어떤 종류의 냄새인가를 인지하게 된다.

 

그러므로 내 기억속 경험이 있는 냄새만을 분별할 수 있으며, 만약 내 기억에 없는 종류라면 새롭게 입력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단순히 냄새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냄새에 묻어 있는 감정까지를 같이 기억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후각이란 좋은 것에 대한 기억, 나쁜 것에 대한 기억, 그리고 다가올 미래의 위험까지 예측을 하고 일차적인 반응까지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지나친 여자분의 향수냄새에서 잊었던 옛사랑을 떠올린 다거나, 걷다가 맡게된 커피향에 의해 기분이 좋아진다는 현상들은 다 이런 기전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코에서 감지한 후각 감각은 대뇌 후각영역으로 가는 과정에서 대뇌 변연계를 먼저 거쳐 후각영역으로 가게 된다. 대뇌 변연계는 우리 몸의 본능적인 감각을 조절하는 작용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후각은 감정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우리가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배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이 된다.




 

 

동물의 경우, 특히 약한 초식동물의 경우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냄새를 감지함으로 자신의 안전함을 보장받기 때문에 발달할 수 밖에 없고, 하등동물의 경우 이 후각을 통하여 영양분을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발달할 수 밖에 없는 감각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후각은 인간이 생태계의 상위에 위치하게 되면서 시각이나 청각에 비해 상대적 역할이 줄어들게 되었고 현재 우리가 생활하는 과정에서는 생존에 필수적인 감각이라기 보다, 생활의 품위를 높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용도로 사용되는 역할로 활용 범위가 줄어들게 되었다.

 

실제 후각은 이런 이유로 빨리 피로를 느끼는 기관으로 전락하게 되었으며, 우리가 갑자기 냄새를 맡더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환경에 적응하여 그 냄새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로 바뀌게 된다. 화장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 암모니아 냄새를 맡더라고 좀 있으면 못느끼게 되는 것이 이러한 현상 때문이다.

 

시각과 청각은 후각에 비해 한참 뒤에 발달한 감각이라고 보면 된다. 인간이 문화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시각과 청각의 감각을 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이런 형상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기도 하다.

 

현대적 문명의 TV부터 시작하여 디지털 카메라, 핸드폰을 통한 동영상의 시청등도 시각을 이용한 정보입수와 놀이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로 청각의 영역에 속하던 음악조차도 라디오나 오디오를 통한 감상보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시정을 통하여 시각과 청각이 같이 사용하는 형태로 바뀌게 되어 감각사용의 편중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물론 향후 문명의 발달은 오감을 두루 느낄 수 있는 형태로 발달한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서는 후각에 대한 자극이 커피와 같은 음료와 음식을 통한 자극이 대부분의 경우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후각이라는 감각이 이렇게 시각과 청각에 비해 뒤로 밀려날 감각이냐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동안 후각은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전해주고 있으며, 우리가 내리는 많은 결정의 배후에서 중대한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각과 청각이 주로 우리가 인지를 하는 대뇌에서 많은 역할을 한다면 후각은 우리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중뇌에서 많을 활동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후각의 중요성을 잘 못느끼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일단 발생학적으로 신경망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초기의 하등 척추동물인 물고기의 경우 앞으로 전진하는 과정에서 물의 저항을 통해 머리의 제일 앞부분이 항상 먼저 자극을 받게 되고 그 부분에 감각세포가 모이면서 신경망을 형성하게 되고 두부에 뇌가 만들어지는데, 그 모양이 가늘고 길며 후각부분의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왜냐하면 물속은 빚이 없는 곳이 많고 시각보다 후각이 좀 더 유용한 감각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물고기의 뇌는 후각기관이 발달하여 형성되었다고 보면 된다. 척추동물의 경우 육지에서 활동하면서 시각이나 청각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후각의 사용빈도가 떨어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시각이나 청각 등 다른 감각의 영역이 차츰 커지게 되고 사람의 뇌처럼 다양한 감각기능을 가진 양상으로 발달하게 된다. 발생학적으로 보면 후각이 뇌의 근원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것은 진화의 과정에서 사라진다. 유전학적인 연구결과에서 보더라도 시각이 발달할수록 후각은 퇴화한다. 이렇게 인간은 많은 색깔을 구별할 수 있는 대신 냄새를 구분하는 능력은 줄어들게 되었다. 보다 원시적인 영장류 시절에는 냄새에 의존하여 길을 찾고 위험을 감지하며, 자손번식을 위한 배란기 파트너를 찾던 것이, 현대에 와서는 무의식속으로 숨어들게 되어 적어도 인간의 의식 속에서는 시각적 자극에 의존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젠 시각을 통하여 길을 찾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위험을 감지하며, 예쁘고 매력적인 느낌을 시각을 통하여 느끼게 되었다. 이런 감각의 진화 과정은 인과적이라기 보다는 상호관계적라고 보면 된다. 대뇌의 용량은 일정한 한계가 있고 무한으로 커질 수 없으니 시각이 발달하면 후각이 약해지고, 후각이 발달하면 시각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러나 이런 감각의 이동이 진화론적 입장에서 너무 짧은 시간동안 일어나 부정적인 면이 생겨 나게 되는데, 이성을 선택하는데 시각적 비중이 높아지다보니 코가 할 수 있는 판단력을 발휘 못하여, 자신과 맞지 않는 이성을 선택하여 헤어짐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개는 인간보다 적은 수의 색을 구분하지만 후각이 뛰어나게 발달했다. 인간이 상대를 눈으로 보고 판단 한다면 개는 꼭 냄새를 맡아 확인하고 판단한다. 물론 개가 인간 보다 후각이 발달했고, 냄새를 더 잘 맞는다고 인간의 후각보다 발달된 형태라고 볼 수는 없다. 냄새정보를 읽는 뇌가 인간이 더 발달해 있기에 인간은 작은 냄새 정보로라도 더 고차원적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